주제별 소설

치매 관련 소설: 본인의 눈으로, 돌보는 사람의 눈으로

기억을 잃어 가는 사람이 직접 말하는 소설과, 그 곁을 지키는 사람이 말하는 소설은 전혀 다른 책입니다. 어느 쪽을 찾는지에 따라 골라 보세요.

발행: Simran Mehta 업데이트

Cover of The Forty-Year Passenger by Simran Mehta: cream serif lettering on deep oxblood, cut through by a lit train.

이 사이트의 소설 · Book Three

The Forty-Year Passenger

영어판

영어로 읽을 수 있다면, 이 사이트의 The Forty-Year Passenger(3권)가 이 목록과 가장 가까운 소설입니다. 주인공 에이블 퀴스트는 15년 동안 기차의 지도를 그리며, 매일 아침 더는 자신을 형제로 알아보지 못하는 형제에게 차를 가져다줍니다. 치매 그 자체보다 ‘알아봐 주지 않는 사람 곁에 계속 있는 일’과 주의를 기울이는 일에 관한 차갑고 정확한 장편입니다.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를 좋아한 독자에게 특히 권합니다. 한국어판은 없고 영어판만 있습니다. Amazon.com에서 Kindle판으로 구할 수 있고 Kindle Unlimited로도 읽을 수 있으며, 1권과 2권을 읽지 않아도 됩니다.

한 줄 답

치매 관련 소설을 한 권만 고른다면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입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70대의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사라져 가는 기억 속에서 딸을 지키려는 이야기로, 치매 소설이면서 동시에 화자를 믿을 수 없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돌보는 사람의 자리에서 읽고 싶다면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와 박완서의 『환각의 나비』, 본인의 목소리로 듣고 싶다면 리사 제노바의 『스틸 앨리스』를 권합니다. 치매가 아닌 기억상실 소설을 찾는다면 『박사가 사랑한 수식』부터 시작하세요.

치매 소설은 누구의 눈으로 쓰였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치매를 다룬 소설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기억을 잃어 가는 본인이 화자인 소설입니다. 독자는 화자와 함께 헷갈리고, 무엇이 진짜인지 끝까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가족이나 돌보는 사람이 화자인 소설로, 병보다는 곁에 남은 사람의 피로와 죄책감, 뒤늦은 이해를 그립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치매를 앓고 있어 이 주제의 책을 찾는다면, 두 번째 갈래가 덜 고통스럽고 더 위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에서는 한국 소설을 먼저, 번역 소설을 그다음에 소개하고, 마지막에 치매가 아닌 기억상실을 다룬 소설 두 권을 따로 모았습니다. 출판사와 옮긴이, 출간 연도는 모두 알라딘에서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절판이거나 품절인 책은 그렇게 적어 두었으니, 도서관이나 중고 서점에서 찾아보세요. 이 밖에 알츠하이머에 걸린 50대 회사원의 이야기인 오기와라 히로시의 『내일의 기억』(예담, 2006, 신유희 옮김)과, 아르노 가이거가 치매를 앓는 아버지에 대해 쓴 회고록 『유배중인 나의 왕』(문학동네, 2015, 김인순 옮김)도 한국어로 나왔지만 둘 다 현재 절판입니다.

한국 소설로 읽는 치매

  1.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복복서가 · 2020

    일흔 살의 김병수는 오래전에 살인을 그만둔 연쇄살인범이고, 이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는 딸 은희 곁을 맴도는 젊은 남자가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확신하고, 기억이 다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 살인을 계획합니다. 짧은 메모와 일기 같은 문장이 이어지는 얇은 책이라 한자리에서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처음부터 다시 펼치게 됩니다. 기억을 잃는 사람의 머릿속을 이렇게 서늘하게 따라가는 한국 소설은 드뭅니다. 2013년 문학동네에서 처음 나왔고 지금은 복복서가판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살인 장면이나 범죄자의 내면 독백이 불편한 분. 또 가족의 치매를 겪고 있어 위로를 원하는 분께는 맞지 않습니다.

    확인한 출처: 알라딘: 살인자의 기억법(복복서가 2020), 알라딘: 초판, 문학동네 2013

  2. 딸에 대하여 김혜진

    민음사 · 2017

    화자인 ‘나’는 혼자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생계를 꾸립니다. 돌보는 노인 젠은 평생 남을 위해 살았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가족 하나 없는 치매 노인입니다. 그런 ‘나’의 집에 딸과 딸의 동성 연인이 들어와 살게 되면서, ‘나’는 딸도 젠도 이해하지 못한 채 두 사람을 동시에 감당해야 합니다. 치매를 병이 아니라 돌봄 노동과 고립의 문제로 보여 주는 소설로, 요양원과 돌봄 현장의 현실을 담담하고 정확하게 그립니다. 치매 노인을 돌보는 사람의 자리에서 읽을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입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치매 자체가 중심인 이야기를 원하는 분. 이 소설의 중심은 엄마와 딸의 갈등입니다.

    확인한 출처: 알라딘: 딸에 대하여(민음사 2017, 오늘의 젊은 작가 17)

  3. 환각의 나비 박완서

    푸르메 · 2006

    박완서의 문학상 수상작 다섯 편을 묶은 소설집이고, 표제작 「환각의 나비」는 한무숙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젊어서 남편을 잃고 세 아이를 홀로 키워 낸 어머니가, 노인이 되어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자식들이 그 어머니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선집에는 「엄마의 말뚝 2」도 함께 실려 있어, 박완서가 평생 써 온 어머니라는 주제를 한 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긴 장편이 부담스럽고, 단편 한 편으로 이 주제를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권합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치매만 다룬 장편을 찾는 분. 표제작 한 편을 빼면 다른 단편들은 치매 이야기가 아닙니다.

    확인한 출처: 알라딘: 환각의 나비(푸르메 2006), 교보문고: 환각의 나비 eBook 소개

번역 소설로 읽는 치매

  1. 스틸 앨리스 리사 제노바

    원제: Still Alice

    세계사 · 2015 · 옮긴이: 민승남

    쉰 살의 하버드 대학교 인지심리학 교수 앨리스는 강의 중에 단어 하나가 떠오르지 않고, 매일 달리던 동네에서 길을 잃습니다. 진단은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앨리스 자신의 시점에서, 기억이 하나씩 빠져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따라갑니다. 신경과학자인 작가가 쓴 만큼 병의 진행이 정확하고, 그래서 더 아픕니다. 줄리앤 무어 주연 영화의 원작입니다. 현재 알라딘에서 품절이라 도서관이나 중고로 찾아야 합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가족이 지금 조기 발병 치매 진단을 받은 분. 너무 가까워서 힘들 수 있습니다.

    확인한 출처: 알라딘: 스틸 앨리스(세계사 2015, 민승남 옮김)

  2.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 엠마 힐리

    원제: Elizabeth Is Missing

    북폴리오 · 2016 · 옮긴이: 이영아

    여든이 넘은 모드는 치매로 방금 한 일을 잊어버려, 주머니마다 메모를 넣고 다닙니다. 그런데 친구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은 잊지 않습니다.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 주지 않는 현재와, 1946년에 언니 수키가 사라진 기억이 겹쳐지면서 이야기는 미스터리가 됩니다. 치매를 앓는 화자를 믿을 수 없다는 점이 바로 이 소설의 장치이고, 그 혼란 속에서 모드가 끝까지 붙잡는 것이 마음을 울립니다. 현재 절판이라 도서관이나 중고로 찾아야 합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빠르게 풀리는 추리를 원하는 분. 반복되고 헷갈리는 서술이 의도된 것이라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확인한 출처: 알라딘: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북폴리오 2016, 이영아 옮김)

  3. 노트북 니컬러스 스파크스

    원제: The Notebook

    모모 · 2024 · 옮긴이: 박설영

    요양원에서 한 노인이 매일 같은 여성에게 낡은 공책에 적힌 이야기를 읽어 줍니다. 1940년대 미국 남부, 신분이 다른 노아와 앨리가 만나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듣고 있는 여성은 알츠하이머로 그 이야기가 누구의 것인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치매를 정면으로 다루는 소설이라기보다는, 기억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사랑을 그린 짧고 감상적인 연애소설입니다. 무거운 책 사이에 한 권 넣기 좋고, 2024년 새 번역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감상적인 연애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분, 치매의 현실을 그린 책을 찾는 분.

    확인한 출처: 알라딘: 노트북(모모 2024, 박설영 옮김)

기억상실 소설: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을 잃는 이야기

  1. 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원제: 博士の愛した数式

    현대문학 · 2014 · 옮긴이: 김난주

    교통사고 이후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노수학자의 집에 가사도우미가 옵니다. 박사는 매일 아침 그녀를 처음 만나고, 그녀의 열 살 아들에게는 머리 모양을 보고 ‘루트’라는 별명을 붙여 줍니다. 세 사람은 숫자와 야구를 매개로, 기억에 남지 않는 우정을 날마다 새로 쌓습니다. 잃어버린 기억보다 매일 다시 시작되는 관계의 다정함에 초점을 둔 소설이라, 기억상실 소설 중 가장 따뜻합니다. 2004년 이레에서 처음 나왔고 지금은 현대문학판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수식과 정수론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 다만 수학을 몰라도 읽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확인한 출처: 알라딘: 박사가 사랑한 수식(현대문학 2014, 김난주 옮김), 알라딘: 초판, 이레 2004

  2. 파묻힌 거인 가즈오 이시구로

    원제: The Buried Giant

    민음사 · 2022 · 옮긴이: 홍한결

    아서왕 이후의 브리튼, 사람들의 기억을 흐리게 하는 안개가 땅을 덮고 있습니다. 노부부 액슬과 비어트리스는 희미하게 기억나는 아들을 찾아 길을 떠나고, 여정이 길어질수록 잊고 있던 것들이 조금씩 돌아옵니다. 기억을 되찾는 것이 꼭 좋은 일인지, 오래 함께한 부부가 서로의 무엇을 잊고 살았는지를 묻는 소설입니다. 판타지의 옷을 입었지만 사실은 늙어 가는 부부의 사랑 이야기로 읽힙니다. 2015년 시공사판은 절판되었고 2022년 민음사 새 번역이 나와 있습니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느린 전개와 우화 같은 문체를 견디기 힘든 분. 기사와 용이 나오지만 모험 소설은 아닙니다.

    확인한 출처: 알라딘: 파묻힌 거인(민음사 2022, 홍한결 옮김), 알라딘: 구판, 시공사 2015

자주 묻는 질문

독자들이 자주 묻는 것

치매 관련 소설로 한국 작품은 무엇이 있나요?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박완서의 단편 「환각의 나비」(소설집 『환각의 나비』 수록)를 권합니다. 본인의 시점, 돌보는 사람의 시점, 자식의 시점으로 각각 다릅니다.

치매 환자 본인의 시점으로 쓴 소설이 있나요?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 앨리스』, 『엘리자베스가 사라졌다』가 모두 기억을 잃어 가는 본인이 화자이거나 본인의 시점으로 쓰였습니다.

기억상실 소설로는 무엇을 읽으면 좋을까요?

따뜻한 쪽은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 묵직한 쪽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파묻힌 거인』입니다. 둘 다 치매가 아닌 다른 이유로 기억을 잃는 이야기입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영화로도 나왔나요?

네. 2017년에 설경구 주연의 같은 제목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소설은 짧고 열린 해석이 많아, 영화를 봤더라도 따로 읽어 볼 만합니다.

The Forty-Year Passenger는 한국어로 읽을 수 있나요?

아니요. 영어로만 출간되었습니다. Amazon.com에서 Kindle판을 구할 수 있고 Kindle Unlimited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